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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요 국가들이 재정적자와 국가채무의 이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프랑스는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로부터 신용등급 강등을 당했고, 영국은 국가부채가 2조 파운드(약 3700조원)를 돌파했다. 한때 '재정 모범생'으로 불렸던 독일조차 경기 침체, 실업률 상승, 사회 지출 확대에 직면해 더 이상 긴축 기조를 고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유럽은 더 이상 재정 규율의 본보기가 아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실제 유럽연합(EU) 경제 전망 보고서에는 방위비 지출 확대와 복지 부담이 겹치며 국채 금리 상승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겼다. 코로나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지출, 고령화로 인한 연금·의료 부담, 우투자선물
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안보 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유럽 각국의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9월10일 프랑스 파리 리옹역에서 철도 노동자들이 연막탄을 들고 정부의 긴축 움직임에 반대하는 '블로캉 투(Bloquons Tout, 모든 것을 멈춰라)' 시위를 하고 있릴게임환전
다. ⓒAP 연합


프랑스, 매년 이자 갚는 데만 110조원 쓰여
독일은 경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0.9％, 지난해 -0.5％로 2년 연속 역성장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는 이미 독일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유럽·미국 간 무역 협정이 지연되는 가운데,이스타코 주식
이는 독일 경제 부진이 2025년 3분기에도 쉽게 개선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미국은 유럽산 제품 대부분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자동차에 대한 27.5% 고율 관세가 재차 15%로 완화될지도 불투명하다. 독일 수출의 10%가 미국으로 향하는 만큼 관세 충격은 성장률을 크게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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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반짝 성장했으나 2분기에는 -0.3%로 추락했다. 당초 전망치(-0.1%)보다 악화된 수치다. 문제는 성장률 회복은 더딘 반면 정부 지출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방·인프라뿐 아니라 전기요금 인하 등 기업 지원에도 재정을 투입했지만, 대부분은 연금·의료·사회복지 보전에 흡수돼 경기 부양 효과는 제한적이다. 말 그대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바다이야기 pc버전
고령화로 늘어나는 구조적 비용을 메우는 데 재정이 흡수되면서 경기 부양 효과는 사실상 미미하다.
트럼프의 방위비 증액 압박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독일로 하여금 부채 제한 정책을 수정하게 만들었지만, 효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안보 역량 강화는 시간이 필요하고, 경기 부양 효과도 아직 가시화하지 않았다.
영국 재정은 연이은 글로벌 충격으로 한계에 부닥쳤다. 2024년 말 기준 재정적자는 GDP 대비 5.7%로, 선진국 평균보다 약 4%포인트 높다. 이는 유럽 28개 선진국 중 3번째, 전 세계 36개 선진국 중 5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정부 부채는 GDP 대비 94%에 달해 일본·그리스·이탈리아·프랑스·미국에 이어 6번째다.
2010년 이후 9차례의 재정 운영 틀 중 8차례나 'GDP 대비 국가채무 축소' 목표가 포함됐지만, 지난 15년간 영국 국가채무는 GDP 대비 24%포인트, 20년간은 무려 60%포인트 증가했다. 코로나 팬데믹과 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재정 지출이 폭증했고, 기업·가계 지원책은 국제 기준으로도 상당히 관대했다. 증세·지출 삭감 계획은 번번이 무산됐고, 결국 영국은 미래 충격에 대응할 재정 여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재정의 가장 큰 부담은 연금이다. 현재 국가연금 지출은 GDP의 5%에 해당하는 1380억 파운드이며, 2070년대 초에는 7.7%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재정 위기가 가장 심각한 나라로 꼽힌다. 코로나 팬데믹, 고령화로 인한 연금 부담, 사회보장 지출 확대, 에너지 전환 비용, 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 위기가 겹치며 재정적자는 이미 통제 불능에 가깝다.
재정 위기 해법으로 내놓은 긴축안은 오히려 정치적 불안을 증폭시키며, 1년 동안 4차례 총리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는 공휴일 폐지와 대규모 지출 삭감을 담은 긴축안을 제시했다가 "부자 증세 없는 서민 희생안"이라는 비판과 함께 노년층·취약계층 반발에 직면해 의회 불신임으로 퇴진했다. 결국 9월12일 피치는 프랑스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강등했다.
프랑스의 국가채무 비율은 EU 내에서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이어 3번째로 높다. 재정적자 규모도 EU 27개국 중 최대다. 매년 이자 상환에만 670억 유로가 쓰이고 있다. 탈출구는 대규모 복지 개혁과 지출 삭감, 또는 증세뿐이다. 그러나 이미 조세 부담률이 높은 프랑스에서 추가 증세는 정치적 저항이 불가피하다. 좌우 포퓰리즘이 급부상하는 현재 정치 구도에서는 초당적 합의를 통한 부채 감축도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는 프랑스 내부 문제처럼 보이지만, 유로존 2위 경제대국이자 핵심 국가인 프랑스가 흔들리면 유럽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고령화·이민·안보…'재정 위기' 유럽의 삼중고
유럽 전체가 공통적으로 직면한 구조적 요인은 고령화다. 브뤼겔연구소는 "국가별 속도 차이는 있으나 고령화는 재정 압박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연금·의료·장기요양 지출은 매년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재정 건전성에 직접적인 부담을 준다.
여기에 이민 문제도 겹친다. 노동인구 감소 보완을 위해 이민 유입이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복지 수요와 사회통합 비용을 늘린다. 영국 예산책임처는 "이민은 세수 확대 효과가 있지만 공공 서비스 지출도 자극한다"며 이민이 재정의 해법이자 새로운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안보 악화도 무시할 수 없다. 9월10일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했고, 9월20일에는 러시아 전투기가 에스토니아 영공에 무단 진입했다. 트럼프의 방위비 증액 압박과 무관하게 유럽은 더 이상 안보 지출을 미룰 수 없는 국면이다. 그러나 고령화·복지 부담, 이미 악화된 재정적자, 경기 침체 속에서 방위비 증액까지 감당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관건은 여론이다. 프랑스에서는 긴축안에 대한 반발로 총리가 연이어 불신임을 당했고, 영국에서는 대기업·고소득층 증세 요구가 거세다. 독일은 난민 수용 문제를 두고 사회가 갈라져 있다. 전문가들은 "방위비를 늘리면 사회 지출을 줄여야 하고, 사회 지출을 유지하면 방위비 확대가 어렵다"며 이는 결국 정치적 선택 문제인데, 국민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유럽의 위기는 단순한 재정적자가 아니라 정치·사회적 합의 부재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서는 증세와 지출 조정이 병행돼야 하지만, 어느 쪽도 국민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유럽이 '빚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강력한 정치 리더십과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금융시장 불안은 장기화하고, 국제사회에서 유럽의 영향력은 더 약화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