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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엔 휴일이 없습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에도 배고픔은 멈추지 않으니, 우리의 나눔도 멈추어선 안 됩니다.”
서울 종로3가 탑골공원 옆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는 매일 따뜻한 밥 냄새가 풍긴다. 올해로 무료급식 봉사 11년째를 맞은 원경 스님(64)은 하루 300여 명에게 한 끼를 대접하며 ‘배고픔에는 휴일이 없다’는 신념을 실천하고 있다.
원각사 무료급식소는 1993년 보리스님이 처음 시작했다. 그러나 2015년 보리스님의 건강 문제와 재정난으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원경 스님이 무료급식을 이어받았다. 원경 스님은 “‘3년만 해보자 농협카드 ’라는 마음으로 무료급식을 이어 받았는데, 어느덧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면서 “고령화된 노인분들이 따듯함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추석 연휴에는 송편, 설 연휴에는 떡국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료급식 운영은 전적으로 후원에 의존한다. 원경 스님은 “열 사람이 밥 한 숟가락을 보태면 어려운 이웃 한 사람에게 한 끼를 나눌 수 있다 토지담보 ”면서 “후원금액이 일정치 않아 어려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아무도 배고프지 않게 하는 것이 큰 자비이자 사회적 연대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단체활동이 금지됐을 때도 식사가 중단되지 않도록 도시락을 준비해 어르신들에게 전달한 경험은 스님에게 가장 인상 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원경 스님은 역사적 의미가 큰 원각 우리은행 공인인증서 저장위치 사 재건에도 힘을 보탰다. 조선시대 연산군 시절 사라진 원각사가 520년 만인 지난 4월 다시 문을 열게 된 것이다. 무료급식으로 인해 줄이 길어지자, 건물주들이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면서 결국 후원을 통해 건물을 마련하고 법당을 꾸렸다. 원경 스님은 “이제는 건물주에게 쫓겨날 걱정 없이 급식소를 운영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꾸준히 봉사와 후원을 이어주 직업군인 혜택 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원경 스님은 변화하는 종교의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는 기도만 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면서 “생활 속에서 자비를 실천해야 진정한 종교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실천종교, 생활종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가 아무리 선진국이 됐어도 복지 사각지대는 있다. 도움뱅크 종교인으로서 앞으로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이 외롭지 않도록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원경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과 중앙승가대학교 법인사무처장을 거쳐 현재 원각사·심곡암 주지이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원각사에서 만난 원경 스님. 이수복 작가


조언 기자